2008. 6. 28. 13:47
[중앙일보 이영희.이도은.권혁재.김경진] 내가 자주 가는 사이트만 쏙쏙 뽑아 모은 인터넷 즐겨찾기, 생각할수록 고마운 기능입니다. 꼭 봐야 할 게 있어 검색 사이트에 접속하고도 금세 “무엇 때문에 왔더라?”며 헷갈릴 때, 점심시간마다 “지난번 그 맛집 홈페이지 주소가 뭐였지?”라며 기억이 깜빡깜빡할 때 즐겨찾기가 없다면 당황하겠지요. 그래서 리포트에 필요한 각종 자료가 모여 있는 사이트를 발견하거나 내 취향에 딱 맞는 옷을 파는 인터넷 쇼핑몰을 찾았을 때,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진이 듬뿍 담긴 팬 카페를 만나면 우리는 '생큐'를 외치며 즐겨찾기 아이콘을 꾹 눌러 주지요.
인 터넷 내공이 쌓일수록 즐겨찾기는 나를 드러내는 또 하나의 프로필이 됩니다. 요즘 어떤 드라마에 '버닝'하는지, 어떤 취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지, 어떤 은행을 주로 이용하는지까지 즐겨찾기 폴더만 열어 보면 바로 알 수 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궁금해집니다. 공부면 공부, 취미면 취미, 똑 소리 나게 챙기는 옆자리 친구의 즐겨찾기 폴더에는 과연 어떤 사이트가 모여 있을까요.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 통계수치를 좔좔 읊어대는 그 전문가의 즐겨찾기는 어떤 사이트로 채워져 있을까요. week&이 각계각층 17인의 은밀한 '인터넷 아지트'를 들여다봤습니다.
세계 유명대학 돌며 '공짜 공부'
'공부의 신'은 어떤 사이트에 접속할까. 강성태씨는 2001년 수능에서 400점 만점에 396점을 맞고 현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 대학연합 학습사이트 '공신(http://gongsin.com)'의 대표 운영자이기도 하다.
강씨는 학부 시절부터 세계 최고 대학들 사이트에 자주 들렀다. MIT(http://ocw.mit.edu), 예일대(http://oyc.yale.edu), 버클리대(http://webcast.berkeley.edu/courses.php)의 수준 높은 수업을 공짜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유학의 꿈을 다지기 위해하버드 대학원 홈페이지(www.gse.harvard.edu)에 자주 접속한다.
리 포트·논문을 작성할 때 편리한 사이트도 즐겨 찾는다. 보통 문서작업은 워드나 한글로 하기 쉬운데 구글 오피스를 쓰면 (http://doc.google.com)을 하면 웹상에서 문서가 자동 저장된다. USB를 자주 잃어버리는 사람이라면 유용하다. 북코스모스(www.bookcosmos.com)는 책 요약본이 올려져 있어 시간이 없을 때 효율적이다.
국내 포털로 들어가면 '낚이는' 일이 많아 뉴스는 구글 뉴스(http://news.google.com)에서 확인한다. 정리가 일목요연해 보기 쉽다. 입시 사이트를 운영하다 보니 EBS(www.ebs.co.kr)도 빼놓을 수 없다. 뻔하지만 필수 사이트다. 헷갈리는 입시전형이 대학별로 정리돼 있고, 수시 대비 대학별 특강이나 실시간 경쟁률이 올려져 있다.
'안티팬' 만들려 '연예뉴스'사냥
최근 KBS '개그콘서트'에서 '왕비호(왕비호감의 줄임말)'란 별칭으로 유명해진 윤형빈씨. 연예인들에게 독설을 퍼부어 100만 안티팬을 모으는 캐릭터다. 직설적인 발언도 파격적이지만, 그가 네티즌 악플을 소개하며 여유 있게 되받아치는 게 웃음의 포인트다. 그래서 윤씨는 다른 개그맨들보다 인터넷을 찾아보는 일이 많다.
추억의 팝송 찾아 '유튜브'
드 러머이자 방송인 남궁연씨. 음악작업 외에도 자동차 시승기를 연재하는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그에게 인터넷은 유용한 정보를 가득 담은 보물창고다. 보통 하루에 5시간 정도를 인터넷 검색에 쓴다는 그가 가장 즐겨 찾는 사이트는 단연 유튜브(www.youtube.com). 5년 동안 라디오 DJ를 하면서도 찾지 못했던 추억의 팝송을 최근 유튜브에서 발견하고 나서는 이 사이트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졌다. 어릴 적 전파사 앞에서 처음 들은 후 뇌리에 박혀버린 이 노래의 제목은 도니&마리 오스몬드의 온 더 셸프(on the shelf)였다(http://kr.youtube.com/watch?v=mbMd6OiAWsc). 장르별로 24시간 음악 듣기가 가능한 아이튠즈(www.apple.com/itunes) 역시 그가 즐겨 찾는 사이트 중 하나다.
자동차 매니어로 시승기도 쓰고 있는 그는 자동차 사이트 에드문드닷컴(www.edmund.com)을 자주 방문한다. 자세하다 못해 혹독한 자동차 평가가 있는 곳이다. 오토 조인스(http://auto.joins.com)의 동영상 시승기 '오토뷰'도 꾸준히 점검한다. 그 외 그의 즐겨찾기 폴더에 담겨 있는 사이트는 50여 개. 그중 사적인 비밀 사이트 몇 개는 아내에게 들키지 않도록 센스 있게(?) 이름을 바꿔 놓았다고.
글=이영희·이도은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그래픽=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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